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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코딩하라
2021 정보처리기사 합격 후기 본문
작년에 졸업요건 맞추려고 정보처리기사 시험을 봤다. 사실 토익 성적표 내도 되는 거긴 한데 정처기도 따고 싶어서 그냥 공부해서 땄다.
일단 전공생이고, 컴퓨터구조, 운영체제, 소프트웨어공학을 수강했으며, 간단한 SQL 지식(진짜 SELECT, INSERT, UPDATE, DELETE와 WHERE절)과 C, Java, Python 문법을 약간만 안다면 필기는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없다. 두꺼운 1,000쪽짜리 책을 사서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나도 필기는 책을 사지 않고 인터넷을 보면서 공부했다. 구글에 '2021 정처기 필기 정리' 이렇게만 검색해도 많은 사람들이 꼼꼼하게 정리를 잘해놨기 때문에 그거 보면서 이론 공부를 하면 되...지만 내 생각에는 그럴 필요도 없고 기출 문제를 5개 정도 풀고 오답 정리하면 붙을 수 있을 정도로 쉽다. 나는 필기 공부는 1주일 했고 전날 하루는 기출 문제 풀이를 했다. 그리고 결과는...
뭐랄까 마치 운전면허 필기 시험 100점 맞은 기분?
과락하지 않고, 평균 점수 60점을 넘기면 합격이기 때문에 이 시험을 위해서는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다 객관식으로 나오고 헷갈리는 문제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기는 서술형으로 써야 된다고 해서 이 때는 책을 샀다. 시나공, 이기적, 수제비 이렇게 3개 출판사 문제집이 유명한 것 같던데 나는 수제비를 사고 네이버 카페에도 가입했다.
실기 양은 정말 방대하다. 챕터가 12인가 14챕터까지 있는데 나는 7챕터까지는 그래도 아는 내용이라 잘 하다가 8챕터 넘어가면서부터는 정신줄을 놓고 그냥 공부를 안 했다. 그 챕터는 인터넷을 찾아봤다. 실기 정리 내용도 누군가 분명 인터넷에 정리를 해서 올렸기 때문에 검색해서 참고하면 좋다.
실기는 문제집을 사면 좋을 것 같다. (이왕이면 깨끗한 중고로 삽시다 책값 아깝잖아요?) 자체 문제 같은 걸 끼워넣어주고 빈출 주제 등 중요한 내용에 하이라이팅을 해줘서 공부하기가 편하다. 책에 밑줄, 형광펜칠 안 하면 시험 보고 바로 팔아버릴 수 있는 건 덤이다. 난 중고 매물이 없어서 새 책을 구매해 절대 밑줄을 긋지 않고 그냥 A4 용지에 답을 쓰면서 풀었다. 그리고 실기 시험 보고 집에 와서 문제집 사진 찍고 당근마켓에 올려서 바로 팔아버렸다. 알라딘, YES24 등 중고 매장에서는 값을 거의 반토막내기 때문에 개인 직거래가 더 좋았다.
실기 공부한 건 12일 정도 된다. 하루에 한두 챕터씩 공부하려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공부한 건 1주일이고 나머지 5일은 그냥 깜지 쓰면서 무식하게 외웠다. 그리고 수제비 카페에서 내주는 데일리 문제들 풀고, 복원 기출이나 자체 기출 문제를 풀면서 실전 대비를 했다.
그렇게 본 실기는 엄청 쉬웠다. 사실 작년 실기 시험이 전반적으로 쉬웠다는 얘기가 있던데 내가 시험을 본 2회차 역시 쉬웠다. 전공생들에게는 유리했다. 어떤 이론을 외워서 그걸 쓰는 것보다 짧은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그것의 실행 결과나 프로그래밍 언어의 특성 등을 맞추는 문제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 문제가 SQL 제외하고 얼추 8문제 정도 나왔으니 이것만 다 맞고 다른 건 어떻게 머리를 짜내서 4문제 정도만 더 맞추면 합격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실기를 볼 때, 문제지를 다시 돌려주지 않기 때문에 답을 외워서 집에 와야 가채점을 할 수 있다. 시험을 보고 약 6주 정도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그 전에 가채점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답을 외워 오는 거다. 뭐 문제 순서까지 외울 필요는 없고 어차피 복원 문제 보면 뭐 썼는지 대충 기억나서 가채점이 가능하다.
사실 실기는 내가 뭘 맞췄는지 틀렸는지 모른다. 시험이 끝나고 핸드폰을 받아서 집에 가는 길에 켜보면 수제비 카페에 불이 나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각자 이게 맞았는지 틀렸는지 토론(?)하고 문제 복원을 하는 거다. 엑셀 파일이 올라와서 그걸 보면서 가채점하면 된다.
나는 75점 정도 예상했는데 실제 점수는 더 후하게 나왔다. 내가 저 정도로 공부를 하진 않았는데.. ㅎㅎ 여튼 기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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