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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 시험장 후기: 구디단역 구트 아카데미+시험 후기(2019년 11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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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 시험장 후기: 구디단역 구트 아카데미+시험 후기(2019년 11월)

사과먹는사람 2020. 12. 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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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있던 제 글을 옮겨 온 것입니다.

원래 올해 2학기에 교환학생을 가면 일지를 남기고 싶어서 개설한 네이버 블로그에 쓴 건데요.

뭐 이런저런 유용한 정보나 외국 생활 등을 적으려 했지만 코로나가 덮치는 바람에 교환 학생이 취소되어 블로그 본연의 목적이 사라졌습니다.

블로그를 따로 관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종강도 했겠다, 쓸만한 내용들은 티스토리로 옮겨오고자 합니다.

 

 

토플 시험을 잘 보고 싶다면 실력도 중요하지만, 시험장 분위기도 좋아야 하고 컨디션도 좋아야 합니다. 즉,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사실 모든 시험이 어느 정도는 그렇죠.

토플 시험을 한 번에 깔끔하게 졸업하고 싶은 마음에 시험장을 여기저기 찾아봤습니다.

서울 지역에서 좀 유명한 데는 마포 풀브라이트, 광화문 쪽 조선닷컴 무슨 건물이랑 삼성동 쪽 어디라는데, 저는 토플 시험을 보러 멀리 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좀 가까우면서도 좋은 데 없나 찾다 보니 구트 아카데미가 눈에 띄었습니다.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나와 쭉 걸어서 깔깔거리 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학원인데요. 평소에는 자바 빅데이터 이런 걸 가르치는 컴퓨터 학원입니다.

가까운 거리에 끌려서 옳다구나 여기다 하고 등록했습니다. 평은 많이 없었지만, 네이버 블로그나 해커스 토플 고사장 후기 등을 긁어모으며 여기도 괜찮겠지 하고 안심했어요.

참고로 저는 2019년 11월 9일에 시험을 봤습니다. 지금의 시험장 상황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중요한 정보들

1. 칸막이

- 하드보드지 같은 칸막이입니다. 완전히 고정돼있진 않습니다.

- 높이가 높기 때문에 감독관님이 돌아다녀도 잘 모릅니다.

2. 책상

- 세로로 좀 좁습니다. 키보드를 모니터 앞에 올려놔도 좁습니다. 노트 테이킹하기에 모자라진 않습니다.

3. 난방

- 대기실은 정말 따뜻했는데 시험실은 시원했습니다. 추워서 시험을 못 보겠어요 이건 아니고 시원한 정도예요.

- 입고 온 후드집업을 비닐백에 넣었는데 리딩 풀 때는 조금 후회했습니다.

4. 컴퓨터

- 나쁘지 않습니다. 글자가 퍼져보이고 키보드가 어떻고 이런 걸 잘 못 느끼는 무던한 사람이라 딱히 나쁠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민감하신 분들은 다른 사람 후기를 참고하세요.

5. 귀마개

- 쓸 수 있습니다. 시험장 가기 전에 공항 검색대처럼 금속탐지기로 검사하는데, 그 때 귀마개 보여드리면 쓸 수 있습니다.

- 참고로 꼭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독립형 끝나고 귀마개 뺐는데 주변에서 전쟁난 줄 알았습니다. 키보드 두드리는 소음이 아주 심합니다.

6. 정수기

- 제 기억으론 없었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물은 직접 가져갑시다.

7. 서약서 읽기

- 시험실 내부 맨앞에서 합니다. 귀마개 꼽고 있으면 잘 안 들립니다. 어떤 분이 진짜 크게 서약서 읽는 건 들렸지만요.

- 먼저 온 사람들은 자리를 맨뒷줄로 보내줘서 일찍 가면 방해가 덜 될 것 같습니다.

8. 좌석 수

- 별로 많아보이지 않았습니다. 20-30명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 고사장 인원도 30명이 안 돼보였습니다.

9. 쉬는 시간

- 무조건 나가야 합니다. 앉아서 남들 스피킹하는 거 듣고 그런 거 없습니다.

- 화장실 다녀오고 물 조금 마시면서 10분 보내면 김곱슬님 들어가실게요 하면서 다시 검사하고 입실합니다.

10. 방음

- 서약서 읽고 스피킹하는 게 들리면 들렸지, 건물 밖에 큰 대로변이 있지도 않고 마트도 없어서 외부 소음이 날 요인이 별로 없습니다. 외부 소음에 있어서는 안심해도 됩니다.

11. 종이, 연필 리필

- 저는 평소에도 a4 용지와 연필로 연습해서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리딩 노테에 널널하게 써서 a4 양면 한 장, 리스닝 노테에 a4 한 쪽 반 정도 잡았습니다.

- 10분 쉬고 돌아오면 연필과 핑크종이 3장 모두 새 것으로 교체돼 있습니다.

- 모자랄 일 없을 거 같은데 모자라면 바꿔주실 겁니다. 감독관님들이 자비로우십니다.

12. 화장실

- 비데가 따스하고 깨끗합니다.

13. 총평

- 시험장 안이 아주 약간 춥습니다.

- 시험 서약서를 안에서 읽고 책상이 약간 좁아서 별 4개입니다. ★★★★

- 그거 말곤 다 좋습니다.


 

[!] 시험 후기

당일 7시 반쯤 일어나서 샤워하고 빵 먹고 물 한 병 사서 갔습니다. 전 음식물이나 단 걸 먹으면 말하다 가래가 끓더라고요. 그래서 물 이외에 다른 먹을 건 챙겨가지 않았습니다.

토플 당일 9시 5분쯤 도착했는데 저보다 일찍 온 사람이 두 명뿐이었습니다. 너무 앞은 싫은데 싶으면서도 뒤에서 보는 것보단 낫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 바꿀 수 없다면 좋게 생각해야죠? ^^

일단 도착하면 앞에 앉은 감독관님께 신분증을 보여준 다음, 서류 한 장과 소지품 넣을 커다란 비닐백을 하나 받습니다. 서류 쓰고 볼펜 돌려드리고 앉아서 9시 30분이 될 때까지 시간을 보냅니다. 보충 자료를 본다든가, 화장실을 다녀온다든가 하면서요. 그 시간에 조그맣게 스피킹 연습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각자 다 볼 거 있는데 전 그냥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ㅋㅋㅋㅋ그 시간에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아서요.

9시 30분부터 2명씩 끊어서 들어가게 됩니다. 대기실 밖에서 소지품 검사하고, 시험장으로 들어가서 앞사람이 서약서 녹음 다 하면 앞의 책상에 앉아서 웹캠으로 사진 찍고, 서명하고, 서약서 내용 녹음까지 다 하고 나서 자리를 배정 받습니다.

배정받은 자리에서 마이크 테스트하고 문제를 풀게 되는데, 저는 리딩 더미가 걸렸습니다. 리스닝 더미가 걸리면 리딩 시간이 54분이고 리딩 더미면 72분입니다. 72분이면 1시간이 넘으니까 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72분은 생각보다 빨리 흐릅니다. 마지막 지문은 제가 시간을 잘못 세서 16분만에 풀어야 했습니다... ㅎㅎ

지문 난이도는 해커스 정규서와 제일 비슷했습니다. 저는 새로운 지문만 보면 조금 얼타서 헤맸는데, 그럭저럭 풀었습니다. 찜찜한 문제 한 개 정도는 지문마다 있었지만 18분이 넘어가면 주저없이 넘겼습니다. 노트 테이킹은 계속 했고요. 신촌 파고다 익스트림토플 조숙현 선생님(이 선생님은 진짜 제 시험영어 인생의 은인.. 킹갓엠페럴충무공 로얄 하이네스 숙현 1세)이 지문 절대 통째로 다 읽지 말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냥 눈으로 빨리 읽었습니다. 쌤 죄송합니다!

리스닝은 컨렉렉 컨렉 순으로 나왔습니다. 렉쳐 같은 컨버는 안 나왔고요. 평이한 수준의 컨버가 나왔습니다. 렉쳐는 생물학, 천체, 예술이 나왔습니다. 리스닝에서 28점을 받았는데 제 생각에는 천체랑 예술에서 조금씩 틀린 것 같습니다. 천체랑 지질학 나오지 말라고 바랐는데 결국 렉쳐에서 그 주제가 나오더군요 ㅋㅋ

리스닝까지 끝내고 나면 화면에 10분 쉬는 시간이라는 메시지가 나오는데요. 이 때 조용히 시험장에서 나와서 대기실로 가면 됩니다. 저는 중간에 물 좀 마시고 화장실 갔다오고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리스닝 더미가 걸린 사람은 저보다 뒷번호인데도 저보다 먼저 나와 계셨습니다. 좀 기다리면 이름이 호명되고요. 다시 소지품 검사한 다음에 들어가서 문제를 풀게 됩니다.

마이크 테스트를 다시 한 번 하고 나면 바로 스피킹 시작입니다. 어랍쇼... 하는 사이에 바로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 최대한 유예해보려고 했으나 시스템 앞에 장사 없습니다. 제가 3번째로 빨리 입실했음에도 벌써 몇 명은 스피킹 답변을 하거나 마이크 테스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독립형 주제는 상당히 쉬웠습니다. “사람들은 긍정적 뉴스보다 부정적 뉴스에 더 주목해. a/d?” 속으로 앗싸가오리를 외치고 다음과 같이 답변했습니다: “난 disagree한다. 정말 많은 이유가 있는데 하나만 꼽자면 좋은 뉴스를 듣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학생으로서 나는 이미 공부하느라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공부하는 데 지장을 준다. 그래서 뉴스 보고 듣느라 스트레스를 또 받고 싶지 않다. 이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반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난 토픽에 disagree한다.” 이 정도까지 하면 40초가 나옵니다.

원래 연습할 때는 딱 45초를 맞추거나 시간을 조금 오버했는데, 신기하게도 본 시험 때는 아주 차분하게 대답해서 2-3초를 남겼습니다. 근데 사실 저렇게 완벽하게 대답하진 못했고, 조금 절었어요. ㅋㅋ 차분하면서 절었습니다 ㅋㅋㅋ 독립형만 완벽히 대답했어도 스피킹이 24점은 됐을 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통합형은 아주 쉬웠습니다. 파고다 교재랑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습니다(오히려 제 경우엔 파고다가 좀 까다롭게 느껴지더라고요). 템플릿 적절히 섞어서 어쨌든 말했습니다.

그 다음은 라이팅입니다. 통합형에는 무슨 작품이 모작인 이유와 반박하는 이유가 나왔는데, 역시 평이한 수준이었고 리스닝 잘 들어서 다 적어 냈습니다.

독립형은 “요즘 책 기반 영화가 많다. 소설 먼저 읽는 게 좋냐 영화 먼저 보는 게 좋냐?”였습니다. 여기서 오프토픽이냐 아니냐를 가리는 건 ‘먼저’라는 조건일 텐데요. 요즘은 예전 토플과 달리 교묘하게 이런 장치를 넣어서 템플릿을 완전히 적용할 수 없게 하는 게 토플 라이팅 독립형 경향이라니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둘 다 본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뭐부터 보는 게 좋냐는 물음이어서 저는 이런 요지를 길게 늘려 써서 답변했습니다:

“나는 영화 먼저 보는 게 좋다. 첫째 영화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 한 예로 나는 ≪오만과 편견≫을 책으로 읽었는데, 너무 길어서 한 번에 다 읽을 수 없었고 흐름이 끊겨 짜증났지만 영화로 봤을 땐 끊기지 않고 정말 감동적이었고, 이후 책을 다시 봤을 땐 흐름을 잡을 수 있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둘째 책을 먼저 보면 영화를 볼 때 다른 점이 신경쓰여 집중할 수 없다. 일례로 나는 ≪메이즈러너≫를 읽고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갔는데, 다른 점이 자꾸 보여서 신경쓰였다.”

첫 번째 이유는 저렇게 쓰면 자칫 오프처럼 보일 수 있는데, “먼저” 보는 이점이 있도록 더 구체화해서 쓰긴 했습니다. (참고로 저 오만과 편견 읽은 적 없고, 영화도 안 봤습니다. ㅋㅋㅋ 그냥 유명한 작품 몇 개 중에 철자 안 틀리고 쓸 수 있는 게 오만과 편견이라서 그걸 썼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조금 억지처럼 느껴질 수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썼습니다. ㅋㅋㅋㅋ

 

이렇게 쓰고 제출하고 나면 3시간 30분이 지나 있고요, 퇴실하게 됩니다.

대기실에서 비닐백을 받고 목에 건 번호표를 돌려드린 다음 집에 옵니다. 9시 반 조금 넘어 입실했는데 1시쯤 나왔으니 시험 시간은 3시간 반이 맞습니다.

2019년 10월 말부터 토플은 시험친 후 6일 뒤에 결과가 나옵니다. 원래 10일 기다려야 했는데요. 대단한 발전이죠?

저의 처음이자 아마 마지막이 될 토플 후기는 이걸로 끝입니다. ㅋㅋ

서울 서남권에 사시는 분들, 멀리 떠나고 싶지 않으시다면 토플 고사장으로 구트 아카데미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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